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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포커스] "발달장애인도 자립 할 수 있습니다"

작성일 2020-07-08 첨부파일
"발달장애인도 자립할 수 있습니다!"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0.04.21 18:13
  •  댓글 0

 
[인터뷰]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 김종인 교수
발달장애인을 위한 꿈의 마을 ‘코스윈빌리지’ 청사진 공개
돌봄•교육•고용•의료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서비스 제공

[소셜포커스 박예지 기자] = 최근 발달장애인 가족의 돌봄 부담 해소가 장애인 복지의 최우선 해결과제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시설의 장기휴관, 대면서비스 중단으로 시설의 서비스가 부재한 상황에서 발달장애인 돌봄 공백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치열하다. 이에 “해답은 자립”이라고 이야기하는 한 전문가가 있다. 바로 나사렛대 교수이면서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 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종인 교수다. 그는 지난 8년 간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중증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한 ‘코스윈빌리지’를 구상해왔다. 그리고 장애인의 날이 마흔 번째 생일을 맞이한 4월 20일, 긴 시간의 준비 끝에 마침내 그 청사진을 공개하고 비전을 선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발달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는 사회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발달장애인의 꿈의 마을 코스윈빌리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 김종인 교수 ⓒ소셜포커스

Q. 교수님 안녕하세요.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코스윈빌리지의 뜻은 무엇인가요?

코스윈(Koswin)은 Korea social welfare independence network의 약자입니다. 발달장애인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빌리지, 즉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마을을 구축한다는 뜻입니다.

Q. 코스윈빌리지는 세계 최초의 발달장애인 자립생활센터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마을을 구상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발달장애인 인구는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인구비율은 2009년 전체 장애인인구의 6.9%에서 2018년 9%로 늘어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위한 돌봄 체계는 현저히 부족한 상황입니다. 특히 성인 전환기 발달장애인에 대한 복지서비스는 상당히 단절되어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자식이 죽고 딱 하루 뒤에 죽고 싶다”는 절망스러운 유행어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중•노년기 발달장애인에 대한 돌봄 및 건강관리 서비스, 노후 소득보장은 더더욱 취약합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중증장애인 시설은 신축조차 불가능하고, 정부보조금으로 운영하는 장애인거주시설은 여전히 장애인을 시혜적 복지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에 지적, 자폐성 그리고 뇌성마비와 뇌전증을 포함하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전략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한국형 자립(IL)홈, 평생복지마을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발달장애인도 직업을 갖고 인권의 주체로 바로 서게 하자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가치입니다.

Q. 코스윈빌리지의 규모와 수용인원은 어느 정도 계획하고 계신지?

경기도에 2만여 평의 부지를 확보했고 1차로 주거시설이 들어설 1만여 평을 먼저 개발할 예정입니다. 1~2인용 아파트 300여 가구를 공급할 계획인데 300여 가구를 모두 한 건물에 공급하는 것이 아닙니다. 1층에는 식당과 편의점, 2층 병원, 3층에 주간•임시보호센터가 운영되는 건물 4층에 주택을 배치할 계획입니다. 나머지 1만평 부지에는 공장 형태의 생산시설을 세워 장애인 일자리까지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Q. 현재 활동보조서비스가 일일 최대 16시간 제공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마을 안에서 서비스 제공 시간 외에 생활보조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합니다.

단지 내에 IL서포트센터, 즉 자립지원센터와 기존의 활동지원 바우처를 연계해 활용합니다. 더불어 활동지원사와 재활경영사를 양성해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특히 재활경영사에 ‘DAD 매니저’라는 명칭을 붙여 발달장애인에게 맞춤 배정할 생각입니다.

또 장애인이 거주하는 건물마다 컨트롤타워를 설치해 야간에 일어날 수 있는 돌발, 응급상황에 대한 대응체계도 구축할 예정입니다. 야간에 한 건물을 최소 인력으로 관리하는 중앙관리체계를 운영함으로써 활동지원급여로 주간 보조를 충당할 수 있게 됩니다. 요약하자면 돌봄 체계를 겹겹이 마련해 공백 없이, 그리고 자부담 없이 24시간 케어가 가능해지는 것입니다.

Q. 사업 개요만 듣자면 코스윈빌리지가 발달장애인만의 사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을에 주거할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와 소통할 방안이 있나요?

코스윈빌리지는 발달장애인을 위한 마을은 맞지만 발달장애인만 사는 마을은 아닙니다. 다른 유형의 장애인과 비장애인도 입주할 수 있습니다. 단지 안에 호수가 있어 환경이 쾌적하고, 내년에 전철역이 들어서면 교통편까지 확보되어 누구나 살기 좋은 마을이라고 자부합니다. 때문에 은퇴를 앞두고 입주문의를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또 단지 자체에서 공급하는 일자리도 있지만 외부와 연계한 일자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 엠씨스퀘어 등 기업과 특례 연계형 고용에 대해 협의 중입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단지 내 종사자로 은퇴한 주민, 다문화가정 구성원 등을 고용할 계획입니다. 저희가 모델로 삼은 사례로 독일의 치유마을 ‘바트 뵈리스호펜’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이 유명해 연간 백만 명이 방문하는 휴양지로 자리매김한 그 마을처럼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끊임없이 부대끼고 소통하는 사회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Q. 최근 장애계에서 장애인 평생교육법 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코스윈빌리지 안에서의 평생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또 어떤 교육이 이루어지나요?

코스윈빌리지의 교육 목표는 어떤 유형의 장애인이라도 발달장애인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해 자립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단지 안에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를 설치해 문자를 해독할 수 있는 능력, 사회적응, 자립생활, 건강, 예체능 등 다방면으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것입니다.

또 인근의 강동대학 및 극동대학과 학위과정을 운영해 고등교육을 지원하고, 개발한 능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UN 산하기구인 WI(Workability International)의 한국 본부를 유치해 직무개발에 노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특히 가수 이상우 씨가 원장을 맡을 치유예술전문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예술적 재능을 발굴하는 발달장애인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혹시 다운증후군 영화배우 강민휘 씨를 아시나요? 코스윈빌리지에서 제2의 강민휘를 배출하는 게 저의 바람입니다.

Q. 이번 코로나19 사태 내내 정부주도적인 장애인 대책이 없어 많은 비판이 있었습니다. 코스윈빌리지는 이번 사태와 같은 국가재난상황에서 어떤 자체적 대응책을 내놓을 수 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이번 사태로 두드러졌던 인권문제 중 하나가 정보제공의 불평등입니다. 재난관련 용어가 통일된 수어로 마련되기까지도 시간이 걸렸고, 시청각중복장애인은 재난정보를 제때 파악할 길이 없었습니다. 코스윈빌리지의 핵심 목표 중 하나가 ‘장벽 없는 정보제공’입니다.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발 마우스 등 컴퓨터를 이용할 수 있는 보조공학기기를 지원하고 점자, 음성, 전자도서 등을 골고루 보유한 BF도서관도 설립할 계획입니다.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기술을 이용해 자립생활, 취업 등 사회통합 최신 정보를 제공할 탄탄한 체계를 구축할 것입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재난정보 또한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발달장애인 특화 병원이란 무엇인가요? 어떤 서비스를 갖춘 병원인지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발달장애인은 낯선 의료과정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이로 인해 지시를 따르지 않고 도전적 행동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일반 병원의 의료진들은 발달장애인의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 치료를 거부하는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진료 중에 마취가 필요한 치과에서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발달장애인을 이해하는 의료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의료 체계는 반드시 갖춰야 합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이 협력하는 이 특화 병원은 크게 행동발달 증진센터와 클리닉센터로 나뉘는데 행동발달 증진센터는 재활치료, 대체의학을 담당하고 클리닉센터에서는 치과, 가정의학과 등 일반 진료를 맡습니다. 발달장애인 친화적인 치과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주목할 만한 특징이라고 생각합니다. CT검사와 수면마취를 통해 발달장애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기만 했던 치과치료 과정을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할 계획입니다. 마을 외부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에게도 클리닉센터를 개방해 운영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Q. 자립생활을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지원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안정적인 활동지원과 고용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장애복지의 패러다임이 또 한 번 크게 바뀌어나가는 중입니다. 여태까지는 장애인이 기관을 찾아가 상담하고 서비스를 요청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앞으로는 전담 매니저가 통합적이고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쪽으로 패러다임이 변모해나가고 있습니다. 매니저가 생활 전반을 안정적으로 보조하고 당사자는 이를 기반으로 생산 활동까지 할 수 있어야 진정한 자립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Q10.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코스윈빌리지에 ‘꿈의 마을’이라는 아름다운 별명을 붙였습니다. 그 이유는 발달장애인의 자립이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제 코스윈빌리지를 통해 발달장애인의 완전한 자립모델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장애복지계의 또 다른 도전입니다. 발달장애인들과 종사자들의 노력으로만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마을 구성원, 지역사회 주민 모두가 가족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품고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는 것이 이 꿈을 이루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이 도전에 동참해주십시오. 이것이 오늘 4월 20일 제40회 법정 장애인의 날, 비전 선포식을 통해 던지고자 하는 의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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